지난 9일 서울 구로경찰서에는 관할 지역 내 세곡초등학교 3학년생 25명이 방문했다. 학생들은 경찰서를 견학하며 경찰관이 하는 일, 직업 경험담 등을 듣고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경찰관의 업무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득했다. 이번 체험학습을 진행한 것은 서울 구로구 전업주부들이 주축이 된 사회적기업 ‘아하! 열린교육센터’다.
2005년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 직업교육을 받은 여성 몇몇이 모여 센터를 만들었다. 10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에서 인정받는 교육센터로 자리잡았고, 2012년 고용노동부로부터 경력단절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센터에서는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과 직업적 열정이 넘치는 여성들이 강사로 활동하며 ‘우리동네 보물찾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경영 아하!열린교육센터 대표는 “우리 지역에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지역 내에 어떤 명소들이 있는지 체험학습을 하면서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한 자부심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경찰서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경찰서라고 하면 막연히 무서운 이미지를 가졌던 아이들이 경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경찰관의 생활 모습과 실제 하는 일에 대한 생생한 설명을 들으며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아이들도 생겼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 담당을 맡은 조원철 구로경찰서 경무계장은 “경찰관을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직업 체험의 기회가 되고 경찰관들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도 된 것 같다”며 “사회적기업과 협력해 이런 기회를 늘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곡초교를 시작으로 경찰체험 프로그램에는 9회에 걸쳐 지역 초등학생 3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아하!열린교육센터는 경찰서 외에도 구로구 내의 역사문화 유적과 구청, 의회 등 공공기관을 통해 어린이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구로 지역에는 조선시대 선조 임금 때 살았던 정선옹주와 그 남편의 묘역도 있고, 고인돌이나 유일한 박사의 묘소, 구로 둘레길 등이 있다”며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역사를 알게 되면 아이들이 세상에 대해 보다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센터에는 2005년 당시 전업주부였던 직원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센터는 체험 교육 프로그램과 함께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역사·지역 관련 강사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명 정도의 강사를 길러냈다. 강사들은 지역아동센터 등 구로구 각지에서 교육 관련 자원 봉사자나 현장역사 체험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 여성들이 제공하는 알찬 교육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으면서 지역 내 공공기관과 시설에서 들어오는 강의 요청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구로구 소재 초등학교 22개 중 16개 학교가 센터의 현장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나 참여할 예정이다.